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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암면 사랑방 어느 학생의 수기
2012-03-26 16:38:58
배수열(마암면) <> 조회수 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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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정(母情)

얼마 전 아이를 넷이나 낳아 줄줄이 내다버린 어느 비정한 엄마의 기사가 보도 되었습니다. 인면수심(人面獸心)을 가졌을까요? 아니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무슨 사정이 있는 것이겠죠. 보도에 의하면 애를 낳아 기를 형편이 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그랬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대다수 어머니들은 자식을 위해서는 자기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는 분들도 많습니다. 여기 추석을 맞아 그런 엄마의 감동적인 얘기가 있어 전합니다.

우리 엄마는 남의 집에 가서 그 집 청소도 하고 설거지도 하는 가정부였습니다. 사람들은 우리 엄마를 가정부라고 부릅니다. 왜? 왜? 우리 엄마는 남의 집 일을 하는 건지 저는 이해 할 수 가 없었습니다. 한참 사춘기 때였던 저는 엄마가 창피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을 해서 저를 쪽팔리게 만드는 엄마가 죽도록 미웠습니다. 그래서 나쁜 애들이랑 어울리고, 하지 말라고 하는 건 다했습니다. 엄마도 저 때문에 속상해하고 창피 당해 보라는 맘에서 더욱 그랬습니다.

그렇게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저는 한쪽 눈을 잃었습니다. 온몸은 피투성이였습니다. 놀라서 쫓아 온 엄마의 모습은 흐릿하게만 느껴질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병원에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엄마가 아주 어렵게 저의 한쪽 눈을 되돌려줄 분을 찾았다고 했습니다. 그게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엄마는 그냥 죽을병에 걸린 어떤 고마운 분이 자기는 어차피 죽을 거니까 좋은 일 하고 싶다고 했답니다. 그래서 자기에 대해 절대로 밝히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는 말만 했습니다.

그러려니 했습니?. 그 고마운 분의 도움으로 저는 다시 눈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그렇게 나쁜 짓만 골라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엄마가 이상했습니다. 전화기도 제대로 못 잡고, 비틀비틀 거리고.....,저는 엄마에게 “힘도 없는 엄마가 쓸데없이 남에 집에 가서 일이나 하고 그러니까 그렇게 비실거리지, 쓸데없는 짓 좀 하지 마! 돈이 그렇게 좋으면 돈 잘 버는 아저씨랑 재혼이나 해!” 하고 퍼부었습니다. “알았어? 엄마가 자꾸 그렇게 기침해대고 그러면 내가 아주 짜증나!”

  엄만 요새 부쩍 말랐습니다. 원래 삐쩍 마른 엄마라서 별로 신경 쓰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엄마가 너무 이상했습니다. 어디서 그렇게 울었는지 얼굴은 퉁퉁 부어가지고, 안 울려고, 눈물 안 보이려고 애쓰는 엄마가 정말 이상했습니다. “예쁜 우리 딸! 엄마가 정말 미안해! 다 미안해! 엄마가 우리 딸, 우리 아기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엄마가 그동안 그런 일해서 속상했지? 우리 딸, 응? 그런데. 이제 엄마 그일 안 해도 될 것 같아. 엄마 돈 많이 벌었다....,

이제, 우리 딸 맛있는 것도 사주고, 사달라는 것도 다 사주고...., 그럴 수 있을 만큼 많이 벌었어! 그런데 말이야 혹시 우리 딸... 우리 딸... 엄마 조금 오래 여행 갔다 와도 괜찮지? 우리 딸 혼자 두고 여행 가서 미안하지만, 엄마 가두 되지?” “가든지 말든지, 그렇게 돈 많이 벌었으면 오기 싫으면 오지 마!”

 

“그래 고맙다! 역시 씩씩한 우리 딸이야! 엄마 없어도 잘 있을 수 있지? 엄마가 냉장고에 맛있는 것도 꽉 채워놓고 가고, 우리 딸 좋아하는 잡채도 많이 해놓을게, 잘 있어야 돼... 엄마가 혹시 늦어도 알았지?” “엄마! 내가 그렇게 귀찮았어? 그럼 버리지 뭐하러 키웠어!” “....................................”

 

엄마는 정말 이상했습니다. 하지만 평소에 표현을 잘 안했었기 때문에 그냥 넘겨버리고 말았습니다.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운 아침이었습니다. 오랜 만에 느껴보는 따사로움입니다. 부엌에 나가보니 밥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침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거창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식은 거의 다 차려져 있었습니다.

 

“여행 갔나 보네... 췌! 딸 버리고 여행가면 기분 좋나?” 그런데 왠지 불길한 감이 들었습니다. 그날, 이상한 엄마의 행동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엄마 방에 가보니 엄마 침대위에 하얀 봉투와 쇼핑백이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딸에게!》

 

【우리 딸! 일어났구나! 그런데 미안해서 어쩌지? 엄마는 벌써 여행을 떠났는데......, 엄마가 많이 아팠어, 우리 딸 엄마 많이 걱정한 거 엄마 다 알아, 우리 딸이 얼마나 착한데, 또 미안한 게 있네, 우리 딸한테! 엄마 여행이 많이, 오래 걸릴 것 같은데, 혼자 잘 있을 수 있지? 우리 딸 생일 촛불은 같이 불고 싶었는데, 엄마가 너무 급했나 봐! 우리 딸, 사랑하는 우리 딸! 엄마가 차려주는 마지막 아침이 될 것 같아서...., 엄마가 이것저것 차려 봤어.....,

 

우리 딸이 이 편지를 볼 때쯤이면, 엄만 하늘에 도착해 있겠지! 우리 딸한테 엄마 안 좋은 모습 보이기 싫어서, 어제 엄마가 이리로 왔어! 자는 모습이 어쩜 이렇게 예쁘니? 우리 딸! 근데, 엄마는 한쪽 눈만으로 보니까 자세히 못 봤어! 아쉽다! 엄마는 여기로 왔지만 우리 딸이랑 항상 함께 있는 거 알지? 우리 딸이 보는 건 엄마도 함께 보고 있는 거니까!

 

너를 낳고 나는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 엄마는... 엄마는... 아픈 사람들을 위해서 엄마의 모든 것을 주고 왔단다. 엄마가 도움이 될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까, 그렇지? 그 사람들한테 받은 돈은 모두 우리 딸 거야! 미안한 생각 하지 말고 우리 딸 좋은 남자한테 시집갈 때 써, 엄마가 이렇게 밖에는 해줄게 없네. 엄마가 항상 함께 할 거라는 거 잊지 말으렴....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엄마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렀습니다.
“엄마! 나두 데리고 가지 왜 혼자 갔어? 엄마! 사랑해! 엄마! 정말 너무 너무 사랑했는데, 엄마! 내가 말 못한 거 다 알지?”
이렇게 외쳐도 다시 볼 수 없는 엄마이기에 눈물이 그치지가 않습니다.
엄마!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아! 이 슬픈 모정을 어이하란 말인지요?

또 이 불효자는 어찌 살라 하는 것인지요?  /2011-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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